<부산시민오케스트라 창단을 준비하며>
오늘날 대한민국은 부익부 빈익빈의 계층간 양극화 문제와 함께 중심과 주변이라는 지역간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와 궤를 같이해서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해양도시였던 부산은 불과 10년 새에 무려 44만 인구가 줄어들었고, 대한민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기회의 땅’을 찾아 앞다퉈 부산을 떠나고, 부산은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고령화 지수가 가장 높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무기력한 도시, 활기 잃은 부산과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 속에 내재한 도전성과 진취성을 이끌어내고, 그들의 왜소해진 문화적 자존감과 자긍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기악의 총체인 관현악은 대중적 파급력이 가장 뛰어난 예술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부산시민들의 정서적 공동체를 충분히 형성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복지 전령사로서의 시민오케스트라는 우리 고장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기꺼이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언제나 감동적인 무대를 여러분께 선사할 부산시민오케스트라는 정기콘서트(연 4회),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시민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특별콘서트(연 1회)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오케스트라는 음악영화 해설감상회(연 6회), 음악에 대한 폭넓은 교양을 목적한 시민음악강좌(연 12회), 전문 연주가로부터 악기를 직접 배울 수 있는 여름음악학교(연 12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시민오케스트라는 정기콘서트의 레퍼토리 선정권은 물론, 시민위원 총회(연 1회)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운영권도 시민 여러분께 돌려 드립니다.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오케스트라가 부산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